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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행복하자/독서기록

책리뷰: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시선

by 리슬리_ 2021. 10. 16.

 

 

독서기록은 '~다'체로 기록 중!

오랜만에 돌아온 나만의 독서기록. 취미로 독서를 하는데 장문의 기록을 남기자면 또 에너지가 소모되니 미루게 된다. 그럼에도 기록을 남기면서 다시금 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나중에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은 참 좋다! 

 

 

최근에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소설을 읽었는데, 이 소설에 관한 기록은 꼭 남겨두고 싶었다. '죽음', '이별'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따뜻하게 풀어가는 내용이 인상적이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는 다양한 종류의 이별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것 같다.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야 널 보낼 수 있을까"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 나가쓰키 아마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사람들은 제목을 보고 어떤 종류의 이별이 떠오를까? 작년에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는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이별이라는 문구를 보고 '연인간의 이별'을 떠올리고 책을 읽었다. 줄거리를 전혀 모르고 책장을 넘겼을 때 내가 예상한 내용이 아니라는 생각에 완독하지 않고 책을 반납했었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는 '죽음'과 관련된 이별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작년까지는 다소 흥미롭지 않은 주제였는데, 최근에 다시 이 책이 떠올랐다. 할머니와의 이별을 겪은 이후였다. 장례식도 한 번 가본적 없던 내가 겪은 첫 이별은 할머니가 되었다. 할머니의 죽음을 바라보고, 장례를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이별의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이 들었다. 처음 겪는 누군가의 죽음이 마음 아팠고, 그럼에도 여전히 이별이 멀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작년에 잠깐 읽어보았던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에서는 사람들의 죽음과 이별의 순간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책은 상황에 따라 참 다양한 용기와 위로, 희망을 주는 것 같다. 나는 '머지않아 이별입니다.'를 읽으며 따뜻한 위로를 느낄 수 있었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줄거리

취준생이었던 미소라가 장례식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양한 이별을 경험한다. 미소라에게는 '영감'이라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고인을 느낄 수 있다. 죽은 사람의 형상을 보고, 감정을 느끼는 등 특별한 감을 가진 미소라는 통찰력이 뛰어난 장례 디렉터 우루시바라와 같은 영감을 느끼는 스님 사토미와 합을 맞추며 사람들의 이별을 돕는다. 자살, 사고, 질병 등 다양한 죽음을 맡아 장례를 진행하면서 남겨진 사람들의 이별을 함께하는 내용을 그린다.

 

 

자살부터 어린 아이의 죽음, 불의의 사고로 인한 이별 등 매일,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죽음을 맞이하고 남겨진 누군가는 이별을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에는 죽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나의 가까운 사람에게도 반드시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삶이 있으면 죽음도 당연한 것인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노라면 '죽음'이라는 주제는 아주 멀고 낯선 것으로 느껴진다. 그렇기에 사랑하는 이와 준비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견뎌내야 하는 슬픔의 무게가 참 무겁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떤 사람이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음을 맞이한다. 아무리 의학이 발전했다 해도 인간에게는 반드시 끝이 있다. 남겨진 사람들은 죽은 자를 애도하고 슬퍼하고 배웅하며 가끔은 삶에 대해 생각한다. 면면히 이어지는 슬픔의 감정은 시대와 관계 없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인간의 그런 근본적인 부분을 받아들이는 공간 바로 반도회관이다.

죽음 후에는 장례를 치르며 죽은 자를 애도하고 슬퍼하고 배웅한다. 남겨진 사람들은 장례를 진행하며 고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된다. 영감을 가진 미소라, 사토미. 그리고 유능한 장례 디렉터인 우루시바라는 고인 및 유족의 감정을 공감하고 이들이 슬픔의 감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공허함은 한동안 지속되었다. 항상 일은 힘들지 않냐고 격려해주시고, 맛있는 음식을 내어주시고, 시골 먹거리를 챙겨주시고, 꼬깃꼬깃 용돈도 쥐어주시던 할머니가 이제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허전했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책을 읽으며 죽음은 결국 살아있는 사람의 마음의 문제라는 구절이 와닿았다. 관련 영상도 본 적이 있는데 범죄자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와 주변 사람을 떠나 보낼 때의 슬픔이 다른 것처럼 인간의 죽음이란 결국 내가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죽음'자체가 슬픔의 단어가 아니라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슬픔이 생기는 것이다. 죽은 사람과의 추억을 회상하고, 고마움을 느끼며 충분히 애도하면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갈 용기가 생긴다. 

 

세상에는 사랑받은 기억만으로도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아. 

그럼에도 수시로 혹은 가끔 찾아오는 고인과 함께했던 삶과 추억은 떠오르는 슬픔을 회피하지 않고 사랑의 감정으로 채워 볼 수 있다. 사랑받은 기억만으로도 살 수 있다는 말이 죽음으로 슬퍼하는 이들에게 분명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책을 읽으며 평소 내 곁으로 오지 않을 것 같던 '죽음'에 대한 생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세상 모두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 시기와 방법은 모두가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삶은 소중한 것이며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전하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타인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가장 슬퍼하는 부분이 '내가 조금 더 잘 할 걸'하는 후회와 죄책감의 감정이라고 한다. 할머니가 살아 계셨을 때 더욱 자주 얼굴을 뵐 걸, 생신 때 좋은 선물을 사들릴 걸. 다양한 후회가 떠오르고 그로인해 마음은 더욱 슬퍼진다. 인간의 생명은 무한한 것이 아니기에 살아있는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주변 사람들을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에게도 더욱 따뜻하게 말하고 좋은 딸이 되도록 노력해야지!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책은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시선을 담고 있다. 죽은이, 남겨진이. 그리고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만약 누군가의 죽음으로 슬픔, 공허, 쓸쓸한 감정이 든다면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책이 위로와 용기를 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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